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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관세전쟁의 본질은 관세 수입이 아닌 미래의 일자리 빼앗기 전쟁?

  • 작성 언어: 한국어
  • 기준국가: 모든 국가country-flag
  • 경제

작성: 2025-02-26

업데이트: 2025-02-26

작성: 2025-02-26 02:13

업데이트: 2025-02-26 02:14

미국발 관세전쟁의 본질은 관세 수입이 아닌 미래의 일자리 빼앗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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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니 애플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이 부담스러워지니 4년간 미국 내에 5천억 달러를 투자해 관련 연구 및 공장 시설들을 짓기로 했다는 소식이 보입니다.

애플이라고 하면 미국의 초대형 거대 기업이면서 ‘신자유주의 시대에 미국 외에 중국 아이폰 공장 등 해외에 생산시설을 지어 큰 수혜를 보았던 기업’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회사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 뉴스를 보았고, 지금 트럼프가 일으키려 하고 있는 ‘관세발 무역전쟁’도 트럼프 임기를 넘어 다음 수십 년 동안의 미국 패권의 입장에서도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의 해외 생산기지의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려 보려는 ‘리쇼어링’ 얘기는 이미 지난 오바마 정부 때 부터 십년을 넘게 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약간의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 등 당근을 준 것으로는 당췌 리쇼어링이 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이것이 ‘당근이 아닌 채찍’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미국의 관세 수입이 목적이 아닌 ‘제조업 일자리 리쇼어링’이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이죠.

과거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올라와 목에 차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세계대전 이후부터 미국은 이 상황을 타개해 가며 1980년 경까지 약 120%의 정부부채 비율을 50% 아래로 크게 낮추어 놓았습니다.

당연히 미국 정부가 흑자재정으로 긴축하여 정부부채를 줄인 것이 아니라 ‘정부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GDP 성장 속도를 높여서’ 이뤄낸 것이었습니다.

미국발 관세전쟁의 본질은 관세 수입이 아닌 미래의 일자리 빼앗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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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저 1945년에서 1980년 사이 기간에 미국의 상황이 어땠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1950년대 초중반 미국 내 일자리에서 서비스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 대 중반 정도를 차지 했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중 기간에는 미국 내 군수시설(제조업)이 돌아가서인지 55%에 가깝게 낮은 비중으로 까지 내려가기도 했었네요.

그것이 계속 서비스업 비중이 늘어나면서 2010년 경까지 약 86%까지 증가하였고,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는 그 수준이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서비스 업종도 이 정도 비중이 되면 최대치의 포화 상태가 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흐름입니다.

미국발 관세전쟁의 본질은 관세 수입이 아닌 미래의 일자리 빼앗기 전쟁?

전체 전체 고용(비농업 고용) 중 서비스 업종 비율

미국의 정부부채 비율을 크게 낮춰 놓으면서 성장을 구가하던 1950~1980년 시기에 있었던 주요 특징을 보면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 비중이 현재보다는 꽤 높았었다’는 점과 ‘엄청난 누진세로 세율이 높던 시기였다’(한정된 경제규모에서 소비성향을 최대로 끌어내기 위한 극강의 누진세율).. 란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1980년대 전까지만 해도 ‘미제’, 또는 ‘made in USA' 하면 깜빡 죽던 시절이라고 봐도 무방했던 시기가 아니었나 하네요.

저 그래프를 보면 미국인 입장에서는 과거 미국이 ‘위대하던(?)’ 시기처럼 미국 내에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를 끌어오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

저렇게 최근까지 미국의 서비스업 일자리 비중이 높아진 것은 제조업 일자리가 저비용을 찾아 계속 미국 외로 빠져나간 현상과 동시에 자국 내에서는 서비스업 일자리 위주로 증가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럼 지금보다 서비스업 일자리 비중을 낮춰가려면 당연히 서비스업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고 싶을 겁니다.

지금 상당히 포화된 듯한(?) 미국의 서비스업 일자리도 키우려면 제조업 일자리가 필요할 듯도 보이구요. 예를 들어 생각해 보면, 수원 지역의 서비스업이 활성화 되려면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등 제조업 기업들이 돈을 잘 벌어서 이 회사의 직원들이 근처 상권에서 돈을 잘 써야 합니다.

서비스업은 비슷한 지역 내에서 돌던 돈이 계속 도는 것이지만, 제조업이 새로 들어오면 새로운 돈이 유입되면서 정체된 듯 보이던 서비스업도 더 커질 수 있을테니.

(위에서 보는 미국의 서비스업 일자리 증가가 ‘제한된 제조업 기반에서’ 저 정도가 만약 한계라면, 서비스업 일자리 증가를 위해서 새로운 제조업 일자리를 끌어와야 하는 상황으로 인식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

가령 비유해 보자면, 스타크래프트의 프로토스 종족에서 포토캐논(서비스업)을 지으려면 먼저 수정 같은 파일런(제조업)을 지어야 하고, 파일런 하나 근처에 여러 캐논을 지을 수는 있지만, 그 범위에 한계가 있어서 한계를 넘어 캐논을 더 넓게 많이 깔아 놓으려면 다시 파일런이 또 있어야 하는 것처럼..;

미국발 관세전쟁의 본질은 관세 수입이 아닌 미래의 일자리 빼앗기 전쟁?

요즘 트럼프의 무차별적인 관세 드립이 큰 글로벌 경제 위기를 불러올 수 있고, 과거 이와 비슷한 사례도 있었으니 ‘위협만 좀 하다 말 것’이라는 것이 주류적 의견들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임기를 넘어 향후 십수년 동안 미국내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미국의 전략이라면 좀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수십% 이상의 고관세를 만약 때려도 그것이 트럼프 임기 때 잠깐이 아닌 계속 더 길게 이어질 수도 있는(혹여 그것이 EU, 중국 등과 관세 보복 전쟁으로 이어지더라도) 상황으로 인식이 된다면 미국에 수출을 하던 기업들은 주판을 굴리게 될 것입니다.

‘이대로 자국이나 다른 저인건비 국가에서 공장을 유지하는 것이 나은가, 아니면 미국 수출분 만큼은 미국에 직접 공장을 짓는게 나은가..’

그것이 미국 외의 기업이든, 미국 외로 공장이 나가있는 미국의 기업(애플 등)이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어차피 한번 부채와 버블을 대규모로 한번 정리하고 지나가야 할 역사적인 시점이라면, 그것을 한번 싸그리 정리도 할 겸, 엄청난 실질적 위협을 줘서 어느 정도의 제조업 일자리를 끌어올 수 있다면 패권국 미국의 입장에서는 향후 수십 년을 고려해 봤을 때 해볼만(?) 한 전략이 아닐까요.

만약 이런 관세 위협이 고강도로 높아지고, 점점 그 기간도 길어질 것 같아서 기업들의 제조업 일자리들이 미국으로 반영구적으로 넘어갈 것 같다고 하면, 예로 EU 같은 경우 미국과의 반복적인 관세 보복 전쟁이 위험할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관세 전쟁에 참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일자리’라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해당 지역의 경제에 매우, 그리고 가장 중요한 팩터가 아닌가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일자리는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이슈입니다. 그냥 관세 더 주는 것은 몇 년 정도면 금방 바뀔 수 있지만 일자리는 트럼프 임기를 넘어 적어도 십 수년이나 수십 년도 뺏긴 상태로 있을 수 있는 지역경제의 중장기 기초체력을 결정짓는 요소이니까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만약 트럼프 정부가 이끄는 미국이 향후 많은 미국 외의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지을 것을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의 관세전쟁을 일으키게 된다면, 이런 일이 과거 세계 경제대공황 같은 위기의 원흉이 되었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EU나 중국 등도 ‘관세 보복’으로 맞받아 칠 것이라 예상합니다.

아마도 ‘트럼프가 만약 선을 넘으면’ 그 외 미국과 어느 정도 대적할 수 있는 규모의 국가 또는 경제블록들의 수장들도 ‘정치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EU나 중국 등 미국 외 거대 경제블록이 미국의 정권이나 정책이 바뀌면 단기적인 피해(삥 뜯김)로 그칠 수 있는 '관세나 수출 감소' 까지는 보복에 나서지 않고 참을 수 있더라도, 장기적인 경제적 피해로 남을 수 있는 '일자리 뺏김'도 과연 참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인가.. 가 향후 글로벌에 큰 것이 오느냐를 가름하는 선이 되지 않을까 생각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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